지난번 글에서는 내 첫 번째 인터뷰의 실패담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첫 번째로 지원한 회사에서 인터뷰하겠다고 회사로 불러들인 건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다. 지원해도 아무런 응답이 없거나 처음 전화 (Screening call)에서 많이 걸러지기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회사의 면접
어쨌든 나는 Linkedin에서 계속 회사를 검색하고 지원서를 냈고 있었다. 한 20군데 정도 지원을 했을 때 다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여기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쪽 분야 최고의 회사다. 물론 본사는 다른 나라에 있지만. 나는 두 가지 경력이 있어서 지원하는 회사에 따라 약간 이력서를 수정을 해서 냈다. 그리고 지원하는 회사마다 요구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어서 내 이력서도 조금씩 다르다. 나중에 헷갈리지 않도록 이력서를 따로 저장해 두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지원한 회사이름, 직무이름, 회사 위치, 연봉, 지원한 날짜등을 모두 기록하고 있었다. 기록을 보니 이 회사의 지원 날짜는 2월 13일이었고 이후 인사부와의 첫 스크리닝 콜은 3월 1일,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비디오 콜 인터뷰는 3월 8일이었다. 이다음 일정은 두 번째 온사이트 인터뷰지만 역시 여기까지 가지 못했다. 첫 번째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인터뷰에서 떨어진 것이다. 떨어졌다는 이메일은 3월 13일에 받았다. 회사가 원하는 경력과 나의 경력과 약간 맞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정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통보받았을 때 실망이 컸다. 하지만 벌써 이 정도로 실망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이후 나는 면접을 보는 족족 떨어지게 된다. 거의 입사 확정인듯하게 알려주고서도 떨어뜨린 회사도 있었다.
면접과정
나는 계속 지원을 했고 그러다가 가뭄에 콩 나듯 한 두 군서 연락이 오긴 한다. 먼저 그쪽 인사부에서 메일을 보내서 스크리닝 콜을 인사부 직원과 한다. 이 전화에서는 내가 미국에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신분인지 물어보고, 내 경력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묻는다. 그리고 회사와 직무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해주고 나한테 질문이 있는지 물어보는 게 전부이다. 그래서 큰 문제가 없으면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면접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하고 전화는 마무리된다. 약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며 별로 부담은 없다. 이후 면접 날짜가 잡히면 이때부터 두 가지를 열심히 했다. 영어 발음 공부와 회사에 대한 공부다. 취업 준비생으로서 빨리 취직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다. 계속 떨어지게 되니 나중에는 그런가 보다 하고 실망감도 많이 줄었다. 내가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회사는 준비도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이쯤 되면 영어나 면접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고, 설사 준비가 되지 않았더래도 대략 대답은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내 대답이 상대방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나중에 생각했을 때 내가 잘못 대답했다고 후회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처음보다는 많이 여유로워진다. 주위에서도 미국에서의 재취업은 모두 힘든 과정이라고 했다. 6개월 이상 1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세 번째 회사의 면접
그 와중에 세 번째 면접 일정이 잡혔다. 내가 2월 21에 지원을 했고 메일을 받아 스크리닝 콜은 3월 17일에 이루어졌다.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면접은 3월 21에 했는데 이번에는 화상은 아니고 전화로 했다. 그리고 역시 떨어졌는데 결과는 한 달 반이나 지난 5월 3일에 통보를 해 주었다. 사실 여기도 내 경력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다. 큰 줄기는 맞는데 세부 사항이 약간 다르다. 그리고 소규모 회사이고 거의 스타트업이라 가면 힘들 것 같았다. 물론 합격시켜 주었다면 난 고맙다고 하고 들어갔을 거긴 하다. 이때가 거의 3월 말이니 실직한 지 두 달이 되었고 내가 지원한 회사는 30군데 정도가 되는 시점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빨리 취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 마음은 너무 조급하기만 했다. 조급하고 불안하니까 잠을 자다가도 깨면 불안한 생각이 맴돌아 다시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 불안 우울증 환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몸은 편하고 사실 시간도 많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한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산책이나 운동도 할 마음도 없고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매일 시간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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