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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국회사 재취업 도전기 1

by 끄레용2 2023. 5. 10.

난 미국 영주권자다. 2014년 미국에 건너왔고 이때 나이가 40대 중반이다. 다음 해에 운 좋게 한국인이 사장인 스타트업에 취직이 되었고 이곳에서 거의 8년을 일했다. 하지만 원치 않게 잘리고 불안함에 휩싸인 채 재취업에 들어가게 된다.

사진: Unsplash의Ernie Journeys
사진:  Unsplash 의 Ernie Journeys

미국에서의 첫 직장

미국 첫 직장 취업 후 신생 스타트업 회사다. 인원도 별로 없었고 제품 및 서비스도 형편없었다. 월급은 조금씩 올랐지만 내가 한국에서 받았던 금액의 절반으로 시작을 했고 보너스도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입사할 때 받는다는 사인업 보너스도 없었다. 어쨌든 점차 회사는 외형적을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 같았다. 사장은 나보다 젊은 한국 사람이지만 정말 똑똑하고 열정적이었으며 지치지 않고 회사를 잘 이끌어 나갔다. 회사는 처음에 달랑 하나의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제품과 서비스가 추가되어 나중에는 8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벌지 못했다. 투자금만으로 버티고 있었고 위기는 계속 찾아왔다. 너무 어려워 초기에 한 달 정도 셧다운 한 적도 있었다. 한국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6명 정도 있었지만 결국 다 내보내고 나중에 중국에 사무실을 열어 보다 싼 중국 엔지니어로 대체되었다.

실직

미국에서는 수시로 사람을 자르고 채용한다. 그날 통보하고 그날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 인원이 많지도 않지만 회사는 작년 말부터 인원을 조금씩 줄여나갔다. 나랑 같이 일했던 팀원은 나와 의논도 없이 잘려 나갔다. 나와 온라인 회의 도중이었고 내가 이런저런 작업을 하라고 지시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지금 방금 해고통보를 받았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둘 다 황당해했고 어이가 없었다. 내가 그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했지만 나로서는 그의 일도 떠맡아야 해서 나도 위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후로 2달 후 아침에 메일을 열었는데 부사장과의 화상회의 미팅이 오후에 잡혀있었다. 회사가 작다 보니 그는 인사부장도 겸직이다. 이때 나는 순간적으로 나에게 다가올 위험을 감지했다. 역시나 다를까 오후 부사장은 회사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인원 감축을 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 회사가 20%을 비용을 더 줄이라고 했다. 우리는 전적으로 투자금으로 버티고 있으니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아니면 당장 직원들 월급도 줄 수가 없게 된다는 걸 난 이미 잘 알고 있다. 나는 알았다고 할 수밖에 없었고 짐을 싸고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다음날 회사에 한 번 더 나와서 집에 보관하고 있었던 제품 샘플이며 테스트 장비들을 반납하고 왔다. 코로나로 그동안 대부분 재택근무를 해서 집에 회사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첫 번째 인터뷰

실직 이후 처음에는 약간 희망적이었다. 내 정도의 경력이면 재취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았다. 가장 나에게 어려운 관문은 영어 인터뷰였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내가 듣기에도 발음이나 문장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난 솔직히 한글로도 논리적인 말을 잘 못한다. 미국 회사에서도 회의 때 듣는 것도 가끔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는 것도 무척 부담스러웠다. 어쨌든 이력서를 작성한 다음 동생과 조카에게 검토를 받으면서 계속 고쳐나갔다. 첫 인터뷰 일정이 잡히고 난 준비를 해야 했다. 온사이트 면접이라 내가 직접 가서 팀원들과 대면해야 했다. 난 먼저 인터넷에서 면접 때 나오는 질문들을 조사해 봤다. 아주 정리가 잘된 사이트가 나왔던데 한 50가지 정도의 질문 및 답변 예시가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첫 번째 질문은 "Tell me about yourself."이다. 난 이것에 대해 세 단락 정도로 내용을 채우고 내용을 숙지했다. 숙지했다기보다는 외웠다. 한번 외우니 다음번 면접에도 계속 써먹어 되어 좋았다. 그리고 그다음 제일 많이 나온다는 장점과 단점. 이것도 작성한 후 외었으나 써먹을 일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건 신입한테나 물어보지 나 같은 나이 많은 경력직에는 물어 볼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다. 그밖에 다른 50 가지 질문에 대해선 어떻게 답을 할지 생각만 해보고 갔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고 가는 것이 나처럼 임기응변이 안 되는 인간에게는 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는 약 한 시간 십오 분 정도 걸렸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두 아저씨가 있었고 젊은 친구는 원격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두어 가지 질문에는 질문도 명확하게 이해 못 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수는 없기에 그냥 빨리 아무렇게나 대답해 버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실수한 대답이 있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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